동녘 하늘 찬란한 빛살이 아직 닿지 않은 푸른 장막 아래, 홀로 고요히 남겨진 그대여. 밤의 깊은 사연들을 모두 품고 하얗게 표백된 비밀처럼, 창백한 얼굴로 서 있는 이여. 떠오르는 태양의 웅장한 기별에 서서히 자리를 내어주는 겸허함이 어찌 이리도 아름다운 슬픔일까요. 밤샘 독서 끝에 덮인 책장처럼, 희미하게 잊혀가는 꿈결처럼, 간절한 침묵만이 감도는 시간. 사라지되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기다림 속에 다시 피어날 약속을 안고, 그대는 순결한 안녕을 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