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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두고 온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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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1004login 2026. 1. 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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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위에 두고 온 이름

낯선 곳의 아침은 안개부터 마중 나옵니다.
익숙한 방을 나선 발길 위에
어느덧 고요한 긴장이 내려앉고,
캐리어 굴러가는 소리는
새로운 계절을 여는 노크 소리가 됩니다.

기차 창가에 기대어 보는 풍경은
우리가 잊고 살았던 시간의 속도입니다.
빠르게 지나치는 나무들 사이로
어제의 고민을 하나둘 부려놓으면,
비로소 마음엔 빈자리가 생겨납니다.

지도를 접고 무작정 걷다 마주친 골목길,
이름 모를 꽃향기와 처음 보는 이의 미소는
세상이 여전히 다정하다는 증거겠지요.

낯선 공기가 폐부 깊숙이 스며들 때
비로소 나는 '나'라는 이름마저 잠시 잊고
풍경의 일부가 되어 흐릅니다.

여행이란 결국,
무언가를 채우러 떠났다가
가장 소중한 진심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길 위에 두고 오는 일.
돌아오는 길, 낡은 신발 밑창에 묻은 흙먼지가

다시 내일을 살아갈 따뜻한 문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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