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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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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1004login 2025. 9. 26.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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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의 노래

안개는 어디서 오는가.
아침의 호흡인가,
밤의 깊은 꿈이 풀려나온 흔적인가.

나는 그 안에서 길을 잃는다.
그러나 두렵지 않다.
안개는 길을 감추되,
나를 삼키지는 않으니까.

한 발자국 내디딜 때마다
세상은 또 다른 형태로 피어난다.
나무는 그림자가 되고,
강물은 빛을 머금은 실루엣으로 바뀐다.

안개 속에서는
사물의 본래 모양이 지워진다.
그리고 나는 묻는다.
혹시 우리 또한
이름과 얼굴을 벗어던진다면,
안개처럼 자유로울 수 있을까.

저 멀리 종소리가 울리지만,
그조차도 안개에 부드럽게 눌려
가까운 듯, 먼 듯 퍼져간다.
시간마저 흐려지고,
과거와 미래의 경계가 무너진다.

안개는 우리에게 속삭인다.
“너는 지금 여기에 있다.
다른 모든 순간은 덧없다.
숨결처럼 스쳐가고 사라진다.”

그러다 햇살 한 줄기
검은 하늘을 찢듯 내려오면,
안개는 물러나듯 흩어진다.
그 속에서 나는
새로 태어난 세상을 마주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안개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시 투명해진 것일 뿐임을.
우리의 슬픔, 우리의 그리움,
그리고 잊었다 믿은 사랑까지
어딘가에 남아, 다시 피어오를 테니까.

안개는 단지 가림이 아니라
드러남의 또 다른 방식.
세상을 감추어
마음을 더 선명히 보여주는
하얀 장막.

나는 그 장막을 걷고
또다시 길을 잃으며,
길을 잃음 속에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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